'사회적기업 3편' 오요리아시아의 '인턴' 실험

64만 청년 '열정 페이' 고통…대안은 없나요?
저임금 노동 아닌 소외계층 돌보는 인턴 제도
"사회적기업, 남 위한 희생이라면 그만두세요"
[편집자 주] 지난해 최저임금(5580원)보다 못한 저임금에 시달린 대한민국 청년(15~29세)은 63만5000명에 달합니다. 월 평균 임금은 71만원. 어느 새 '88만원 세대'보다 지갑은 더 얇아졌습니다.

청년의 열정과 일자리를 빌미로 한 저임금 노동, '열정 페이'의 씁쓸한 현주소입니다. 아르바이트, 인턴, 계약직 등 일회성 저임금 노동의 거미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죠. 열정 페이 해소, 사회적 대안은 없을까요?




◆ 실험실이 된 고급 레스토랑

#1. 결혼 차 한국에 온 베트남인 보티 녹넌 씨(37세). 신승환 오요리아시아 수석 셰프에게 4년동안 요리 교육을 받았습니다. 19번 도전 끝에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이젠 자신의 레스토랑을 창업하려 합니다.

#2. 진로결정을 못한 대학생 A씨. 지난해 서울 북촌 한옥마을 내 떼레노 레스토랑을 현장 체험했습니다. 디저트 음식을 섭렵하겠다는 목표로 3개월 동안 신 셰프에게 배웠습니다. 힘들지만 요리하는 즐거움을 깨달았죠. A씨는 베이커리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떼레노는 결혼 이주여성과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을 실험합니다. 2008년 창립한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 산하 대표 레스토랑이죠. 아래는 이 곳의 청년 인턴 제도입니다.



이지혜 오요리아시아 대표는 "남들은 우리의 인턴제도를 실험으로 보겠지만 이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외식업계는 수익성이 낮아 인력을 착취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돈보다 사람과 함께 갈 생각입니다. 효율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언제나 고민 중이죠."

◆ 인턴 지원에 열정은 필요없다

오요리아시아의 총괄 주방장인 신승환 셰프는 레스토랑에서 직접 인턴을 교육합니다. 신 셰프에게 인턴 자격 조건을 물었습니다.

"열정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게 아닙니다. 호기심만 있으면 충분히 인턴을 수행할 자격이 있습니다. 배우면서 이 일이 재밌다고 느끼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렇게 열정이 생기는 겁니다. 이 업을 평생 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방황을 했든, 고등학교를 중퇴했든 상관없습니다. 정통 방식 그대로 목표하는 바까지 키워주고 싶습니다."

오요리아시아는 지난해부터 떼레노에서 청년 인턴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외식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단기 인턴쉽과 주방 업무 전반을 배울 수 있는 장기 인턴쉽, 2가지입니다. 학교 밖 청소년, 보육시설 청소년만 받습니다. 일반 청소년보다는 소외받는 청소년을 먼저 돌보기 위해서입니다.


3개월 달성 목표는 청소년이 직접 세웁니다. 신 셰프는 주방 업무를 확실히 배워 나갈 수 있도록 장려하죠. 지난해 5월 부터 12월까지 총 8명 청년이 이 인턴 제도를 거쳐 진로를 개척했습니다. 올해 모인 인턴은 다음 달부터 현장에 배치됩니다. 내년 1월에는 첫 해외 인턴쉽도 추진합니다. 신 셰프는 사업을 키워 청소년 인턴을 더 많이 받고 싶다고 합니다.

◆ "사회적기업 함부로 시작하지 마라"

떼레노는 지난해 미식가들이 선정한 한국 레스토랑 톱50에 들만큼 성장했습니다. 네팔과 태국에 진출, 현지 빈곤층을 고용하고 직업 교육도 합니다.

이 대표에게 요식 관련 사회적기업 창업 관련 조언을 구하니 "함부로 시작하지 마라"라고 잘라 말합니다.

"(사회적 기업이) 남을 위한 희생이라면 그만두세요. 이주여성, 경제 취약계층에 놓인 청년과 함께 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실험을 하는 곳입니다."


식당 취업 및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이 몰립니다. 하지만 열악한 처우와 낮은 수익 탓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식업계의 병폐인 저임금 구조를 깰만큼 오요리아시아 회사 규모는 크지는 않습니다. 이주 여성 고용 성공 사례도, 채용 인턴 수도 아직 적죠. 하지만 이 작은 실험이 성공을 거듭하면 희망이 보일 겁니다. 인턴은 자신이 바라는 요리 업무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레스토랑은 이들 인재와 함께 더 많은 수익을 내고, 그러다 보면 임금 체계도 정상화하지 않을까요?

영리와 공익을 함께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가 그리는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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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김민성 기자 / 연구=장세희 기자 ssay@hankyung.com